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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람을 닮은 이야기 – 폭싹 속았수다

by diary1010 2025. 5. 20.

오랫만에 요즘 핫한 드라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너무 화제가 되고 있어서 궁금했기때문이랄까?

 

제주도는 섬이기때문에 바람이 거칠다. 말그대로 바다바람이고 이 바람과같은 인생을 살아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폭싹 속았수다'는 말그대로 사람들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점심시간에 대화를 하다가 그리고 커피한잔 이야기를 나누며 다들 이 드라마에 대해서 한마디씩 한다. 그만큼 국민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청춘극이다. 박보검과 아이유의 만남, 김원석 감독과 임상춘 작가의 협업 등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사랑과 우정, 이별과 성장, 그리고 제주라는 공간이 지닌 시대적 정서까지 담아낸 감각적인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묻어나는 토속적 정서와 진한 향수는, 한국의 섬세한 서사를 사랑하는 국내외 시청자 모두의 감정을 건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사투리 속 숨은 서사, ‘폭싹 속았수다’라는 말의 깊이

강원도 사투리와 함께 제주도 사투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선 제주도 주민이 아니고서는 알아들을 수 없기때문일까? 직장에서 '폭싹 속았수다'를 봤냐고 물어보길래 제주도 이야기인듯 한데 '속아서 결혼'한 이야기냐고 했다가 면박을 받았다. 내가 제주도 사투리인데 이렇게 해석이 잘 되는게 조금 이상하다 했더니 '속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고했다'는 의미라고 하더라. 제주도 사투리 맞네 하며 함께 웃었다. 다들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는게 공통점이랄까. 드라마 포스터를 보면 왠지 정겹기도하고 사랑이야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보다. 주변에서 하도 재밌다하니 나도 보게된 드라마였다.

처음 이 드라마의 제목을 접했을 때, 누군가는 웃었을지도 모른다.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정겨운 그 말투. “폭싹 속았수다” 제주 사투리로 “엄청 고색했다”는 의미지만, 그 말엔 단순한 의미 이상의 감정이 담겨 있다. 배신감, 애틋함, 안타까움, 혹은 기억이라는 이름의 감정들. 이 드라마는 그 말을 제목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미 제목 하나만으로 우리는 한 시절의 청춘과, 한 시대의 감정을 짐작하게 된다. 1950년대 제주. 그 시절 섬이라는 공간은 외부 세계와 차단된 장소이자 가장 진솔한 인간사가 펼쳐지는 무대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수많은 감정과 선택, 운명과 반항,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박보검과 아이유,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만남

‘폭싹 속았수다’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시대극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박보검과 아이유.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두 배우가 한 화면 안에서 만들어낼 감정의 파장은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예고하고 있다. 박보검은 섬세한 감정 연기에 강점이 있는 배우다. 따뜻하지만 단단하고, 말보다는 눈빛으로 감정을 전하는 배우. 아이유는 결이 다른 배우다. 자유롭고 강인하며, 서사 속 여성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두 배우가 1950년대 제주라는 시대와 공간에서 어떤 청춘을, 어떤 인연을, 어떤 상처와 사랑을 그려낼지 그 자체로 이 드라마를 볼 이유가 된다. 더불어,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미생’, ‘슬기로운 시리즈’의 연출자인 김원석 감독과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을 쓴 임상춘 작가의 협업은 이야기의 결을 감성적이고 섬세하게 다듬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드라마가 따뜻한 비로 내렸으면 좋겠다

요즘은 자극적인 이야기, 빠른 전개, 크고 강한 사건이 많은 드라마들이 사랑받는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드라마들 사이에서 숨 쉴 틈이 필요하다. 그 틈을 이 드라마가 채워주지 않을까 싶다. ‘폭싹 속았수다’가 보여줄 이야기란 결코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그냥 누군가를 좋아했던 마음, 가진 것이 없어도 꿈을 꿨던 순간, 그리고 그 꿈을 잃었을 때의 허망함. 그런 감정들이 제주의 하늘 아래, 푸르른 바다 곁에서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지기를 바란다. 나는 그 이야기를 보며 지금까지 지나온 내 삶의 어떤 장면들과 겹쳐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그런 시간이 한 번이라도 온다면 그걸로 이 드라마는 충분히 나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시대극 이상의 의미, 공간과 감정의 결합

‘폭싹 속았수다’는 단순한 청춘 로맨스가 아니다. 그 배경은 1950년대. 전쟁 직후의 혼란, 개인의 꿈보다는 생존이 더 절박했던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랑을 하고, 실망을 하고, 그리고 다시 일어선다. 제주는 단지 장소가 아니라 그 감정이 더 또렷하게 드러나는 무대가 된다. 외부와 차단된 섬, 낯선 말투와 독특한 생활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정과 갈등. 이 모든 것들은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 감정을 입체화시키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간의 미학은 영상미, 사운드, 연기까지 맞물리며 마치 한 편의 시처럼 펼쳐질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나는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주인공들의 희생과 헌신은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사랑과 가족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고, 삶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듯 지금 내옆에 있는 남편에게 그리고 또 남편은 나에게 이런 사랑과 헌신의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이를 더 먹어서 인생의 노년에 도달했을때 드라마속 주인공처럼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에 그렇게 살고싶다는 울림이 울려온다.

삶의 여정을 함께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드라마는 결국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더 오래 남게 만드는 예술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누군가에겐 첫사랑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청춘의 좌절일 것이며, 또 누군가에겐 가족, 고향, 상처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그 이야기를 마주했을 때 당신은 함께 하는 이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후회의 말이 아니라, 깊은 연민이고 고마음이고 “정말 사랑합니다”는 고백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우리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드라마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