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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명작2

조선의 마지막 여왕, 명성황후 – 역사와 감정 사이의 서사를 마주하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된 KBS 대하드라마 ‘명성황후’는 조선왕조 마지막 여왕이자 대한제국 황후로 즉위한 민비의 삶과 죽음을 중심으로, 혼란한 조선 말기의 정치상황과 외세의 개입 속에서도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한 여성의 치열한 투쟁과 고뇌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미숙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함께 정통 사극의 묵직한 연출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최고 시청률 30%를 넘기며 대하드라마의 품격을 증명했다. 나는 당시 24세, 편입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역사에 대한 공부도 필요했고 관심은 많았지만 감정적으로 이입하진 않았던 나였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역사 속 여성’이라는 존재에 처음으로 마음을 쏟게 되었다. 인생을 어느정도 경험하고 지금의 나이가 된 나는, ‘명성황후’를 떠올리며 다시금 .. 2025. 5. 5.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 말 한마디에 무너졌던 겨울밤 2004년 11월부터 2005년 초까지 방영된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임수정, 소지섭 주연의 정통 멜로드라마로, 불우한 삶을 살아온 남자와 상처받은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마지막 회의 엔딩은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잊히지 않는 결말 중 하나로 손꼽히며, 방영 이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당시 나는 28살, 회사 생활 4년 차로 감정적으로 지치고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들던 시기였다. 야근 후 집에 돌아와 드라마를 보며 쓸쓸히 울었던 밤들. 그때 느꼈던 감정들은 단지 극적인 설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삶이란 게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시기, 우리가 모두 감당하고 있었던 외로움의 무게 때문이었다. 지금.. 2025.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