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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드라마3

운명을 좇는 자, 자유를 꿈꾸는 자 – 추노가 남긴 질문 2010년 KBS2에서 방영된 드라마 ‘추노’는 장혁, 오지호, 이다해 주연의 액션 시대극으로, 조선시대 도망 노비를 쫓는 추노꾼의 삶을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 사랑, 복수,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압도적인 스케일과 미장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특히 한국 드라마 최초로 시네마 카메라를 사용하여 영화 같은 영상미를 완성했으며, 촘촘한 전개와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는 2010년 결혼 5년차의 치열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가정에서는 남편과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적응해가고 회사에서는 더 나은 환경을 위해서 변화를 꿈꾸던 시기였다. 어찌되었든 가정과 직장 내 삶의 큰 두가지 축 안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던 그 시절, '추노'는 내게 묵직한 .. 2025. 5. 7.
“애기야, 가자” 그 말 한마디에 심장이 뛰던 그 시절, 파리의 연인 2004년 방영된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당시 대한민국 전역에 ‘애기야, 가자’ 열풍을 일으키며 로맨스 드라마의 새로운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 주연의 이 작품은 단순한 신분 차이 로맨스를 넘어서, 사랑의 본질과 인간적인 진심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며, 시청률 50%를 넘나드는 기록으로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당시 나는 사회생활 3년 차였고, 월요일 아침 회사 복도에서는 전날 방송된 ‘파리의 연인’ 이야기로 하루가 시작됐다. 20대 후반의 불안한 연애 감정과 안정되지 않은 직장생활 속에서, 드라마는 마치 나를 위한 위로와 대리만족이 섞인 한 편의 환상처럼 다가왔다. 결혼도 하고 훌쩍 큰 아이의 엄마가된 지금, 다시 떠올려보는 ‘파리의 연인’은 단순한 추억 그 이상이다. .. 2025. 5. 4.
‘허준’을 다시 떠올리며, 청춘 시절 가슴을 울린 시대극의 진정성 1999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허준’은 동의보감을 집대성한 조선시대 명의 허준의 일대기를 다룬 정통 사극으로, 한국 드라마 역사상 손에 꼽히는 국민 드라마로 기억된다. 최고 시청률 63.5%를 기록하며 당대의 전 연령층에게 감동을 안긴 이 드라마는, 단지 한 명의 명의를 조명한 전기물이 아닌, 사람과 생명, 고난과 인내,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삶의 자세에 대한 깊은 울림을 남긴 작품이다. 당시 나는 대학 3학년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일요일 저녁만큼은 집에 꼭 들러 가족과 함께 TV 앞에 앉아 이 드라마를 챙겨보곤 했다. 그 시절, 허준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나 역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지금 48세가 된 이 시점에서 그 울림은 더 진하게 남는다.. 2025. 5. 4.